편의점, GS25 카라멜향 마끼야또 인스턴트 커피

Posted by 비회원
2016.12.11 16:48 여행/국내여행
살면서 뭔가를 사기 위해 편의점을 간 횟수는 아마도-거짓말 조금 보태서-거의 10 여번 정도가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물론 급하게 잔돈을 바꾸기 위해 껌을 사거나 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그 만큼 편의점은 내 삶의 범위에서 벗어난 영역에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사촌 누나도 편의점을 운영했고 퇴직한 동기도 편의점 운영을 하기도 했다. 단지 내 입장에서 굳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필요나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던 가운데 최근 특히 금년에 방문한 편의점 횟수는 지금까지 방문 횟수의 절반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유는 최근 케이블 TV에서 방영한 먹보 4인방의 편의점 습격 방송을 보고서 내가 지금까지 알던 편의점의 스쳐 지나가던 모습과 상당한 차이를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방문해 본 근처 편의점에서 오래전 편의점의 모습돠는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요일 오전 교회에 가는 도중 중간 경유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일정 변경으로 목적지에 너무 일찍 도착했다. 굳이 교회에 빨리 들어갈 이유가 없으니 근처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기 위해 편의점에 들러 보기로 했다. 잠시 과연 시간을 보내기 위해 무엇이 있을까 흥분이 되기도 했다. 일단 컵 커피가 쌓인 곳에서 선택한 것인 '카라멜 향 마끼아또'. 그 옆에는 막심이나 뿌렌치 까페 등 일상의 인스턴트 커피들이 담긴 커피 컵이 자연스럽게 다른 이름의 제품에 손이 갔다. 사실 그 옆 판매대에 유자차나 홍삼차가 있었는데 못 봤다.



 컵 덮개를 열자 봉지와 종이 컵이 들어 있다.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기억을 더듬어 컵 안에 든 봉지 속 커피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자 향기와 맛이 그대로 인스턴트 그 자체가 느껴 졌다. 제목처럼 카라멜, 설탕의 향기가 얼굴을 뒤덮었다. 간혹 특별하게 보이는 인스턴트 커피에서 느껴지는 향기였다. 차가운 바람이 부는 밖을 보며 두 손에 느껴지는 뜨거움이 좋았지만 커피 맛은 너무 너무 달았다. 평소 같으면 다 마실 수 없을 정도로 달았지만 여유 시간 동안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 동안 또 쓸데없는 상상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업무로 혹은 개인적인 일로 밖에서 일정이 있을 때 잠시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할 경우 적당한 장소는 커피 전문점이나 카페 등이다. 하지만 예상치 않은 곳에서 적지 않은 비용으로 커피를 마시는 일이 썩 즐거운 경험은 아닐 것이다. 자주 있는 일이라면 적응된 경우도 많겠지만 내 경우에는 당황스러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라면 이런 편의점에서의 천 원 정도의 금액으로 보내는 짧은 시간은 나름 효용성 높게 여겨진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편의점의 역할은 지금까지 잠깐의 시간을 보냈던 작은 커피전문점을 대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않아도 하루가 멀다하고 수 없이 생겨나는 동네의 작은 커피전문점 입장에서 편의점의 이러한 기능적 확장을 인식하고 있는 지 궁금하다. 물론 편의점 역시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들었다. 아마도 결국 편의점의 이러한 기능 확장은 모든 범위에 걸쳐 확대될 것이 분명할 것이 때문에 커피전문점은 물론 주변의 모든 소상공인에게 영향이 갈 것으로 생각된다.

 짧은 시간의 값 싼 인스턴트 커피 한 잔에 너무 많은 생각이 밀려든 것인가. 드물게 방금한 편의점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나 뿐만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짧지만 색다른 그리고 다시 한번 맛보고 싶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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